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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언어를 넘어 제도의 개혁으로 - 민주공화국의 이름으로 - 분노를 넘어 헌법으로
  • 기사등록 2026-02-16 20:34:14
  • 기사수정 2026-02-16 20:3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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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인사이트 발행인 장해진기자



  대한민국 헌법 제1조 제1항은 분명히 선언한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이 문장은 단순한 문장이 아니다. 권력의 출발점이자 한계선이며, 정치가 넘지 말아야 할 기준이다. 민주공화국은 권력이 특정 개인이나 집단의 소유물이 아니라 국민 전체의 위임임을 뜻한다. 권력은 점유하는 것이 아니라, 책임 속에서 행사되는 것이다.


역사는 권력이 제도를 넘어설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반복해 보여준다. 진나라 말기의 조고는 황제의 신임을 배경으로 국정을 농단했고, 명나라의 위충현 역시 접근 권력을 통해 조정을 장악했다. 그들의 힘은 직위가 아니라 ‘가까움’에서 나왔다.


민주공화국은 이러한 왜곡을 막기 위해 존재한다. 권력을 제도 속에 가두고, 절차로 통제하며, 국민의 감시 아래 두기 위해 헌법은 만들어졌다.



■ 신뢰가 무너지면 공화국도 흔들린다

사법과 선거는 민주공화국을 떠받치는 양대 축이다. 사법은 최후의 권리 보루이고, 선거는 권력 교체의 평화적 장치다. 이 두 영역에 대한 신뢰가 흔들릴 때 민주공화국의 기초도 함께 흔들린다.

판결이 공정한가, 절차가 투명한가, 선거 관리가 객관적인가에 대한 의문은 진영을 넘어 제기될 수 있다. 그러나 그 해답은 낙인이나 적대가 아니라 제도적 개선이어야 한다. 투명성 강화, 외부 감사 확대, 이해충돌 방지 장치 정비는 정치적 구호가 아니라 헌법적 요구다.


■ 전쟁이 아니라 개혁

정치권에서는 종종 ‘전쟁’이라는 표현이 등장한다. 그러나 민주공화국에서의 전쟁은 특정 집단을 향한 것이 아니라 불투명한 구조와 미비한 제도를 향해야 한다.

전쟁은 적을 설정하지만, 개혁은 문제를 설정한다.

전쟁은 파괴를 동반하지만, 개혁은 보완을 전제로 한다.

강한 언어는 순간적인 결집을 만들 수 있다. 하지만 헌법 질서 안에서의 절제와 책임이 없다면, 그 언어는 결국 사회를 더 깊은 갈등으로 이끈다.


■ 다시, 헌법으로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이 선언은 정치권의 구호가 아니라 국민 모두의 약속이다.

권력은 경쟁하되, 헌법의 틀 안에서 경쟁해야 한다.

비판은 가능하되, 제도를 무너뜨려서는 안 된다.

개혁은 필요하되, 법치를 넘어서는 안 된다.

민주공화국은 자동으로 유지되지 않는다. 끊임없는 점검과 책임, 그리고 절제가 있을 때만 살아 움직인다.

분노를 넘어 헌법으로 돌아갈 때, 민주공화국은 비로소 단단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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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6-02-16 20:3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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